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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기록/북유럽 여행기

북유럽 여행 후기 + 필름 카메라 사진

by 려니콩 2021. 5.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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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르웨이

 


스웨덴

 


핀란드


여행 후기

필름 사진만 따로 모아놓은 이유는 사실 북유럽 여행 직후 몰타 여행 갔다가 휴대폰을 도난당해서 영국 사진 6개월치랑 북유럽 사진 싹 다 잃고(백업이 이렇게나 중요하다...) 한국에 돌아와 친구한테 전송받았더니 내 폴더에 있는 사진이랑 섞이면서 사진 순서가 약간씩 어긋나 있어서 일일이 찾아 시간순으로 정렬하기 복잡했기 때문에... 그리고 필름 사진만 모아두는 쪽이 나 스스로도 덜 헷갈릴 것 같아서 따로 포스팅하기로 했다. (근데 내 휴대폰 내에도 필카 사진 몇 개가 폰 사진이랑 섞여 있기 때문에 필카 사진이 이전 여행기 시리즈 내에 들어간 것도 있을 수도 있다.) 

 

카메라 기종은 니콘 FA, 렌즈는 니콘 MF 50.2. 사용한 필름은 주로 프로이미지 100이고, 엑타 100도 몇 개 사용했다. 최대한 여행 순서 순으로 나열해 포스팅했다. 리사이징이나 색감 조정은 한 것도 있고 안 한 것도 있는데, 1년 전에 하다 말아서 어떤 게 뭘 했고 어떤 게 안 했는지 잘 기억나지 않는다. 위의 사진들 중에서 특히나 좋아하는 사진을 몇 개 고르자면 스웨덴 로열 유르고르덴 공원에서 손을 맞잡고 나란히 걸어가고 있던 노부부 사진, 윤슬 사진들, 노르웨이 맨 밑에서 왼쪽 베르겐 야경 사진이랑 핀란드 숙소 사진 정도가 있다. 

 

북유럽은 전반적으로 인종차별이 거의 없었다. 그런 걸 신경 안 쓰고 여행할 수 있어서 편했다. 사실 영국에서 지내면서 인종차별 안 겪어 본 건 아니었지만 노르웨이 가기 직전에 정말 여태껏 최고로 기분 더러운 인종차별을 당해서 약간 인종차별에 민감해져 있었는데 노르웨이랑 스웨덴은 정말 인종차별이 아예 없었다. 아시안이라고 쳐다보거나 '아시안이다'라고 들리도록 말하는, 그런 무지에서 나오는 무의식적인 차별조차도 볼 수 없었다. 현지인에게 대하는 태도와 동등한 태도로 대해주었다. 그게 어떻게 보면 당연한 일인데도 해외에서는 기대하기 은근히 어려운 것이다.

 

그렇다고 핀란드는 심하다는 건 아니다. 그냥 내 여행 기준으로 상대적으로 두 국가만큼은 아니었다는 것뿐. 핀란드에서 미친놈 무리를 만나긴 했는데, 사실 그 일 말고는 또 달리 인종차별이라 칭할 만한 인물이나 사건이 없긴 했다. 저녁에 집 바로 앞 길 건너 슈퍼마켓 들리려고 나왔는데 슈퍼마켓 옆에 벽에 서 있던 남자 무리가 우리 보고 어설픈 영어로 어디서 왔냐며 치나? 이러면서 웃고 휘파람 불고 캣콜링하는데 나는 또 빡쳐가지고 FUCKING CATCALLING!!!!! 하고 고래고래 소리 지름. 그랬더니 아무 말도 안 하고 닥치고 있었다. 근데 이것도 지들이 잘못했다는 걸 아는, 그런 교육이 제대로 된 나라에서 큰, 그런 인간들이라 가만히 있는 거지 영국에서는 아마 저렇게 소리 못 질렀을 것 같다. 어쨌거나, 동양인이면 여자든 남자든 상관없이 자기보다 약하고, 맞서서 달려들지 않을 거라고 그런 지가 만든 이미지에 갇혀서 지 꼴리는 대로 쳐 말하는 인간들 한심하다. 막상 보면 지 혼자 있을 때는 또 안 그럼. 꼭 무리 지어서만 그러고 다님.

 

인종차별 얘기만 하면 씅이나서 너무 열 내서 말한 것 같다 ㅋㅋㅋㅋㅋㅋ. 여튼. 노르웨이, 스웨덴, 핀란드 전부 다 아직도 그립고 또 가고 싶은 좋은 나라였다. 한 가지 아쉬운 건 오로라를 보고 오지 못한 것. 트롬쇠를 가고 싶었으나 시간 상 일정이 빡빡할 것 같아 가지 못했다. 그래서 오로라 보러는 2년 내에 아이슬란드로 가야겠다고 생각했으나 코로나 때문에 불가능할 듯. 벌써 그 2년 중 반도 넘게 지나버림... 

 

세 국가 중에 음식은 핀란드가 맛있는 게 제일 많았던 걸로 기억한다. 먹는 거마다 맛있어서 핀란드가 음식을 좀 아는군 하면서 둘 다 매우 만족했다. 

 

북유럽을 여행하면서 느낀 것은, 세 나라 모두 급하거나, 일에 지쳐 피로해 보이거나 하는 사람들이 눈에 띄게 적었다는 것이다. 도심의 흔한 풍경이 그곳에선 흔하지 않았다. 바쁘게 움직이는 사람들, 혼잡한 대중교통, 퇴근길 녹초가 되어 지하철에 몸을 구겨 넣는 모습 그런 게 별로 없었다. 뛰어다니는 사람은 세 나라 어디에서도 아예 보지도 못했다. 지하철은 원래 내가 싫어도 어쩔 수 없이 부대끼며 타고 내리는 것 아니었나. 물론 인구가 상대적으로 적어 그럴 수도 있지만, 또 어쩌면 그렇기에 짜증 날 일도 별로 없는 것 같다고 느꼈다. 노숙자들 별로 없는 것만 봐도 나라의 복지 수준을 실감할 수 있었다. 어딜 가든 가족 단위가 많이 보이고, 시설이 모두 깨끗해서 좋은 나라라는 건 이런 거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어디든 환상을 가지고 가면 조금씩 깨지기 마련이지만 북유럽만큼은 어느 정도 환상을 품고 가도 괜찮은 곳인 것 같다.

 

나는 사진 찍는 걸 좋아하지만 내 독사진이나 음식 사진을 즐겨 찍지는 않는다. 친구는 음식 사진 찍는 걸 좋아하고, 인물 사진, 풍경 사진 가릴 것 없이 다 찍는다. 사실 그래서 어디 가서 서 봐라 하면 그게 나는 너무 어색했다. 어색해서 빨리 지나갔으면 좋겠고, 그러다 보니, 그리고 익숙하지도 않다 보니 포즈도 표정도 영 어정쩡했다. 음식이 나오면 바로 먹는 게 내가 그간 지내온 방식이었기 때문에 사진을 찍는 걸 기다리는 게 때로 귀찮기도 했다. 그런데 여행이 다 끝나 보니 알겠더라. 그 짧은 기다림의 순간들이 내 여행을 더 오래 기억하고 추억할 수 있게 해 준다는 것을. 그러고 나서 지난 내 여행 사진들을 돌아보는데, 꽤나 많은 국가를 다녔음에도 그곳엔 나도 없고, 내가 뭘 먹었는지도 없었다. 머릿속에 남아야 있지만 결국 나만 추억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건물 사진 찍는 건 좋아해서 내가 간 곳 건축물들 사진만 남아 있었다. 여행이 다 지나고 나서야 친구에게 미안하고 동시에 너무 고마웠다. 나 한국 가기 전에 여행 같이 간다고 1년간 영국에서 번 돈 망설임 없이 여행에 투자하고, 끝나서는 이렇게 값진 선물을 준 내 친구에게 지금도 많이 고맙다. 그리고 친구 덕에 내가 그동안 나를 돌아보고 새로운 생각, 더 좋은 내가 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되었다고 생각한다. 지난 사진을 뒤돌아보며 안 것은, 살이 쪄서, 머리가 마음에 안 들어서, 옷이 마음에 안 들어서 하면서 그간 내 사진을 잘 찍지 않았는데 막상 보니 내 사진들이 나쁘지 만도 않았다. 사진 속 나는 어색해 하긴 해도 잘 나온 사진도 있고, 별달리 어색함이 드러나지 않는 것도 있었고, 못 나와도 웃기고 앳되어 보이는 나도 있었다. 그걸 쭉 보니까 그동안 왜 남이 내 사진을 찍는 걸 기피했나 싶었다. 어쨌거나 사진은 과거이기 때문에 늘 현재의 나보다 젊을 수밖에 없다. 다 젊어 보이더라 다. 그래서 앞으로는 내 모습이 어떻든 간에 많이 찍어두기로 마음을 바꿨다. 물론 블로그 시작했는데도 사진 안 찍어서 못 올린 게 몇 개 될 정도로 여전히 음식 사진 같은 거 찍는 게 습관처럼 되진 않지만, 그래도 이제는 안 찍은 걸 아쉬워할 정도로 생각이 바뀌었다. 여행 자체도 즐거웠고 새로웠지만, 함께한 친구에게 감사하는 마음이 큰 여정이었고, 오래 안 시간 동안 늘 고맙고 소중했지만 이번 여행을 통해 그걸 더 실감하게 되는 뜻깊은 시간이었다.

 


기념품 소개

1. 노르웨이

위 사진은 친구가 산 것들이긴 한데 모자랑 가방 빼곤 나도 다 같은 것을 사서 첨부한다. 보드카는 공항에서 구매했다. 보드카 저게 선물용으로도 좋고 내가 가지기에도 좋은 것 같다. 저 캐비어(대구알 튜브)는 스웨덴 숙소에 까먹고 놓고 나오는 바람에 먹어보지는 못했다... 초콜렛은 진짜 맛있었다.

 

그리고 내가 산 고등어 캔들. 여러 종류로 샀는데 하나는 따서 먹어보고 나머지는 아직도 그대로 이렇게 있다. 맛이 없진 않음. 근데 생선살 형태가 완전하게 보이는 식이 아니라서 보기엔 마치 동물 캔 사료 같다. 내가 먹은 건 우리나라 고추참치 같은 맛 났음. 근데 굳이 몇 개씩 살 필요는 없는 것 같다 ㅋㅋㅋㅋ...

 

2. 스웨덴

친구 거랑 내 거랑 같이 찍혀 있다. 핸드크림은 아주 저렴했는데 친구가 사길래 나도 따라 하나 구매해 봤다. 삐삐 키링은 친구 건데 나도 살 걸 그랬나 보다. 지금 와서 보니까 나는 왜 안 샀지 싶다. 그리고 튜브형 치즈. 내 게 노란색, 친구 게 빨간색인데 엄청 느끼하고 짜서 못 먹겠더라. 친구 것도 그렇다고 했다. 어떻게 먹어야 맛있게 먹을 수 있을지 감이 좀 안 잡히는 음식이었다.

 

3. 핀란드

이것도 기념품이 산 거 같이 찍은 사진. 맨 위에 마리메꼬 종이 가방에 그릇 산 게 들어 있다. 깨질까 봐 꺼내진 않음. 그리고 무민 봉투에는 마그넷이 들어 있다. 무민 방향제는 리들에서 친구랑 같이 산 건데 향은 좋지만 엄청 강한 편이다. 맨 밑에 핑크색 포장 초콜릿도 리들에서 산 것. 맛있었다. 무민 등도 둘 다 하나씩 장만했는데 불 켜면 예쁘다. 단점은 10분 뒤에 자동으로 꺼지기 때문에 이게 어쩔 땐 좋은데 오래 켜놓고 싶은 땐 아쉽다. 편지지랑 마리메꼬 냄비받침, 키링은 친구가 산 것들. 키링을 안 쓸 것 같아서 나는 키링 하나도 안 샀는데 안 써도 그냥 사 올 걸 하는 후회가 있다. 

 

한국 돌아와서 짐 풀고 찍은 것. 맨 위가 마리메꼬 그릇. 아주 잘 사용하고 있다. 식기류가 들고 오기는 깨질까 봐 조심스러워도 실사용하기는 아주 좋은 기념품 같다. 무민 컵도 원래 2개 샀는데 하나 박살 나서 하나밖에 안 남았다. 보온보냉병은 이쁘긴 한데 사용을 하지 않음... 아직까지 들고나갈 일이 없었다. 무민 마그넷 아주 귀엽다.

 

그리고 밑에 초록색 마그넷은 ㅋㅋㅋㅋㅋㅋ 시벨리우스 공원에서 어떤 핀란드 청년이 한국말로 호객 행위하면서 너무 열심히 팔길래 하나 사 줬다 ㅋㅋㅋㅋㅋㅋ. 내가 현금이 없어서 그런데 카드 안 되지..? 하니까 리더기 바로 내밂 ㅋㅋㅋㅋㅋㅋ 아니 저 마그넷 꼴랑 2유로 밖에 안 하는데 그거 카드 받으면 얼마나 남겠냐구ㅠㅠㅠㅠ... 다른 걸 더 사주고 싶었지만 그다지 예쁜 게 없었다... 

 

이상으로 북유럽 여행 후기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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